다함께 파크골프 개발 일지 #2

게임업계 20년차가 안정적인 자리를 나와 파크골프 1인 창업을 선택한 네 가지 이유—시장, 기회, 책임, 그리고 AI 개발.

지난 편에서 “게임만 만들던 사람이 왜 파크골프냐”는 질문을 남겼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 그러니까 안정적이던 자리를 나와서 혼자 시작하기로 한 이유를 풀어볼까 합니다. 솔직하게 써보겠습니다.

먼저, 시장을 봤습니다. 저는 이걸 앞으로 10년짜리 먹거리라고 판단했어요. 단순히 어르신들 운동이 아니라, 만약 ‘가족 레포츠’로 자리를 잡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입 장벽이 낮고(골프채 풀세트도, 비싼 그린피도 필요 없죠), 손주부터 조부모까지 같은 필드에서 함께 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이게 제대로 포지셔닝되면 기존 전통 골프보다 더 큰 시장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직접 일하면서 본 업계의 모습이었습니다. 스크린 파크골프를 개발하면서 안을 들여다보니, 업계 전반이 생각보다 IT 전환이 덜 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20년 있던 게임업계의 기준으로 보면 더 그랬습니다. 큰 플레이어 없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었고요. 보통은 이걸 “시장이 작네”라고 읽지만, 저는 반대로 읽었습니다. 아직 아무도 제대로 안 한 영역이 이만큼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비어 있다는 건 기회였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조금 개인적입니다. 저는 한 서비스를 끝까지 만들어서 세상에 내보내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런칭이라는 결승선을 넘고 나면, 만든 사람의 자리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몇 번 겪었습니다.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 경험들이 모여서 분명해진 게 하나 있었어요. “남의 비전을 대신 완성해 주는 일”을 또 반복할 거라면, 차라리 내 비전을 내 손으로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요. 안정적으로 보이는 자리가, 어느 순간 가장 불안한 자리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은 타이밍입니다. 솔직히 1~2년 전이었다면 1인 창업은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기획자 한 명이 서버, 프론트, 데이터까지 다 끌고 가는 건 비현실적이었으니까요. 그런데 AI로 개발하는 시대가 그 벽을 무너뜨렸습니다. 혼자서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됐고, 지금 실제로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 이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 거예요.

10년짜리 시장, 비어 있는 업계, 더는 미루기 싫었던 마음, 그리고 혼자서도 만들 수 있게 된 시대. 이 네 가지가 겹치는 지점에서 저는 회사를 나왔습니다.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저한테는 지금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래서 실제로 뭘 만들고 있는지, 전국 380여 개 구장 데이터를 어떻게 모았는지 같은 ‘만드는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피드백은 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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