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파크골프 개발 일지 #4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기록 앱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역 간 구장 불균형과 B2G·관광 연계 플랫폼으로 방향을 넓힌 이야기.

지난 편 끝에 “테스터 인터뷰 결과는 어떻든 공유하겠다”고 적었는데요. 그 약속을 지킬 차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 처음 생각했던 방향을 꽤 크게 틀게 됐습니다.

라운딩 기록 앱. 수첩에 점수 적는 어르신들을 보고 출발한 그 아이디어 말입니다. 인터뷰를 해보니, 이게 그 자체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은 생각보다 약하더라고요. 기록을 원하는 분들은 이미 자기만의 방식(수첩이든 동호회 단톡이든)이 있고, 그 습관을 앱으로 옮겨오게 만드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일이었습니다. “있으면 좋지”와 “이거 쓰려고 앱 깔겠다”는 완전히 다른 얘기였어요.

그래서 B2C 모델은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인정하기까지 며칠 걸렸지만, 이걸 빨리 인정하는 게 두 달 더 혼자 기능 붙이는 것보다 백 배 낫다고 봤습니다. 방향을 다시 잡으면서 눈에 들어온 건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지역 간 격차입니다. 수도권은 구장 대비 이용자가 넘쳐서 예약 전쟁인데, 지방은 좋은 구장이 있어도 이용자 풀이 얕습니다. 이 불균형 자체가 기회더라고요. 그래서 단순 기록 앱이 아니라, 지역 관광 상품과 연계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플레이어를 지방의 좋은 구장으로 보내고, 그 김에 주변 먹거리·숙소·볼거리까지 묶는 거죠. 어르신들에게 파크골프는 운동이자 나들이니까, 이 둘은 원래 붙어 있는 수요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수익 구조를 어디서 푸느냐입니다. 이용자한테 직접 돈을 받는 모델(B2C)로 무리하게 짜기보다, 구장을 운영·관리하는 지자체 쪽(B2G)에서 답을 찾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용자 풀을 키워서 그걸 운영자 가치로 전환하는 구조요. 수익은 직접 과금이 아니라 다른 콘텐츠와 연계로 풀어가는 쪽을 보고 있습니다. 아직 정리 중이지만, 큰 그림은 그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정리하면, 인터뷰 한 번으로 “기록 앱”이라는 좁은 문에서 “지역 불균형을 푸는 플랫폼”이라는 넓은 문으로 시선이 옮겨갔습니다. 두 달간의 기능 욕심을 내려놓게 해준, 값진 인터뷰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는 답사도 본격 재개했습니다. 머릿속 가설은 결국 현장에서 검증되니까요. 주 단위로 구장 3곳씩 실답사하는 걸 목표로 잡았고, 이번 주엔 진주시 온고을, 마전교, 혁신도시 구장 답사를 마쳤습니다. 직접 가보면 인터넷 정보로는 절대 안 보이던 것들이 보입니다 — 어떤 분들이 오는지, 어떻게 무리를 짓는지, 뭘 불편해하는지.

다음 편에서는 이 답사에서 실제로 뭘 봤는지, 그리고 새로 잡은 방향이 현장에서 말이 되는지를 가감 없이 적어보겠습니다. 피드백은 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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