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파크골프 개발 일지 #5
5070 사용성을 위해 구장 정보의 질문을 바꾸고, 글자와 메뉴를 덜어내며, 원정 라운딩에 필요한 데이터를 채워가는 과정.
지난 글에서 5070이 진짜 쓸 수 있는 파크골프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번엔 그동안 화면을 하나씩 뜯어보면서 뭘 고쳤는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처음엔 전국 구장을 그냥 리스트로 쭉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돌다 보니 이상한 게 눈에 들어왔어요. 수도권은 구장이 늘 만석이라 예약 전쟁인데, 조금만 벗어난 지방 구장은 평일에 텅 비어 있습니다. 같은 종목, 같은 나라인데 한쪽은 자리가 없어서 못 치고 한쪽은 사람이 없어서 조용한 거죠. 정보가 서로 연결이 안 돼서 생기는 격차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구장 정보를 “여기 구장이 있어요”가 아니라 “지금 여유가 있는 곳이 어디예요”를 보여주는 쪽으로 다시 짜고 있습니다.
톤앤매너도 손봤습니다. 폰트를 키우고, 파크골프장 잔디를 닮은 그린톤으로 화면 전체를 통일했어요. 이건 취향이 아니라 사용성 문제였습니다. 스크린 파크골프 시스템 개발 PM으로 일할 때 시니어 사용자가 화면에서 어디서 막히는지 꽤 많이 봤는데, 결국 “안 보인다”랑 “뭘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 두 개로 수렴하더라고요. 어르신들이 “화면이 편하다” 한마디 해주시면 그게 제일 큰 칭찬입니다.
하단 메뉴도 5탭에서 4탭으로 줄였습니다. 기능을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게 훨씬 어렵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원래 탭이 5개였는데 하나는 다른 메뉴랑 기능이 겹쳤고, 하나는 잘 안 쓰이더라고요. 시니어 화면에서는 선택지가 하나 늘면 헤맬 여지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겹치는 건 합치고, 잘 안 쓰는 메뉴는 메인에서 내렸습니다.
가장 품이 많이 든 건 “여기까지 갈 만한가”를 데이터로 답하는 작업입니다. 수도권 이용자 기준으로 이동 시간 두 시간 전후를 잡고, 이 구장이 관외 주민도 이용 가능한지를 하나씩 다 확인하고 있어요. 의외로 관외는 안 되거나 조건이 붙는 구장이 꽤 있습니다. 모르고 가면 헛걸음인 거죠. 이 정보를 미리 구장 페이지에 넣어두면 원정 라운딩을 계획하는 분들이 실패 없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아직 다 못 했습니다. 일부 구장은 코스 정보 자체가 부실해서, 이 부분은 업데이트하면서 계속 채워 나갈 생각입니다.
답사 영상은 아직 밀려 있습니다. 전국 구장을 다니면서 촬영은 계속하고 있는데, 편집이 제 전문이 아니다 보니 시간도 기술도 부족해서 업로드가 자꾸 늦어지네요. 혼자 하는 일의 한계가 제일 정직하게 드러나는 게 이런 데입니다. 데이터는 밤새워서라도 모으겠는데 영상은 다른 근육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도 찍어둔 건 어디 안 가니까 순서대로 풀어보겠습니다.
이번엔 뭘 더했다기보다 뭘 덜어냈나 하는 이야기가 많네요. 혼자 만들다 보면 넣을 걸 고르는 것보다 안 넣을 걸 정하는 데 시간이 더 갑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구장 데이터를 관광이랑 원정 라운딩에 어떻게 엮으려는지 적어보겠습니다. 피드백은 늘 환영합니다.